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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빅 타이틀 영화의 배역이 정해졌을 때 팬들의 난리 법석과 안티로 지난함을 겪었던 배우들은 숱하게 있습니다. 특히나 그 경우가 텍스트만으로 이루어진 원작 소설이 아닌 그래픽으로까지 실체를 이미 경험하고 있는 슈퍼히어로 캐릭터들이라면 난리 법석과 안티가 결사반대 수준까지 진행되곤 했죠. 


'퍼스트 어벤져'의 크리스 에반스에서부터 '원더우먼'의 갤 가돗, '다크 나이트'의 히스 레저 등등, 결사반대 캐스팅 불신에 시달려야 했던 배우들의 험난했던 스토리와 반대 이유, 그리고 그 반전 결과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1  '퍼스트 어벤져' 캡틴 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반스

크리스 에반스가 캡틴 아메리카가 된다고 했을 때 팬들이 보인 반발은 무시무시했습니다. 크리스 에반스는 '판타스틱 4'에서 이미 마블 히어로를 연기한 경력이 있었지만, '판타스틱 4'에서의 히어로 캐릭터 연기 성과는 득보다는 실이 컸던 배우였기에, 그런 배우에게 또다시 슈퍼히어로 캐릭터를, 그것도 무려 '아메리카'라는 타이틀이 붙은 대표적인 마블의 슈퍼히어로를 맡겨서 성공을 거둔다는 것은 누가 봐도 무리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캡틴 아메리카로서 크리스 에반스의 저력을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요? 크리스 에반스가 분한 캡틴 아메리카는 지난 10년간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중심을 맡은 리더였을 뿐만 아니라 히어로즘의 본보기로서 가장 제격의 슈퍼히어로를 탄생시켰습니다. 예고된 퇴장이 너무도 아쉬운 캐릭터이자 배우죠.



 2  '다크 나이트 라이즈' 캣우먼 역의 앤 해서웨이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 3부작의 최종편인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앤 해서웨이가 캣 슈트를 입는다고 발표가 났을 때 많은 팬들이 기가 막혀 했습니다. 앤 해서웨이는 약간 소심한 이미지에 섹시한 이미지가 강하다고는 할 수 없는 편이기에 무릎까지 올라오는 부츠를 신고 종횡무진한다는 상상이 가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영화 개봉 이후 하녀 복장을 한 쭈뼛거리고 연약해 보이는 앤 해서웨이가 대도 캣우먼으로 변신하는 장면의 쾌감은 대단했습니다. 팬들의 캐스팅 불신에 대해 앤 해서웨이는 캣우먼 배역을 자신만의 것으로 완성해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온 여자 관객들에게 앤 해서웨이 버전의 캣우먼 머리띠는 2012년 선망의 아이템이 되었구요. 



 3  '킥 애스 2: 겁없는 녀석들' 코로넬 스타스 역의 짐 캐리

영화 역사상 가장 개성이 강한 배우 중 한 명이 짐 캐리입니다. 짐 캐리는 자신이 출연한 '킥 애스 2'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고 다녔지만, 또 비중이 크지도 않은 역할이어서 도대체 왜 저 배역에 짐 캐리를 캐스팅했는지 팬들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을 캐스팅이었던 셈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역시 짐 캐리라는 탄성이 나올 연기의 탄생! 



 4  '콘스탄틴'의 악의 지배자 존 콘스탄틴 역의 키아누 리부스

원작 코믹 북에서 콘스탄틴 캐릭터는 언제까지나 영국인이었기에, 키아누 리브스라는 배우를 떠나 영국 배우가 아닌 미국 배우를 캐스팅한 것 자체가 팬들에게는 쇼킹이었습니다. 


하지만 키아누 리브스는 그런 팬들의 충격을 뒤로하고 빅 스크린에서의 콘스탄틴의 태도를 멋지게 해석해냈습니다. 성질이 고약하면서도 다른 이들을 교묘하게 조종하는 콘스탄틴 역할을 보기 좋게 해낸 키아누 리브스에게 우렁찬 박수를! 



 5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배트맨 역의 벤 애플렉

슈퍼히어로 영화팬들이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는 2003년도 졸작 '데어 데블.' 평론가와 팬들에게 혹평 세례를 받은 건 말할 것도 없고 데어 데블을 연기한 배우조차 연기를 유일하게 후회한 영화가 '데어 데블'이라고 밝혔죠.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2016년 벤 애플렉이 브루스 웨인을 연기한 '배트맨 v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 개봉하게 됩니다. 


이 영화에 벤 애플렉이 배트맨으로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팬들의 원성이 자자한 것은 당연했을지도 모릅니다. "데어 데블'의 그 벤 애플렉이 무려 배트맨이라니, 슈퍼히어로 영화팬들의 '데어 데블' 트라우마를 이렇게까지 무시해도 되는 것인가로 전지구적으로 캐스팅 불신은 극에 달했죠. 


하지만 정작 벤 애플렉은 이 영화가 자신에게 또 다른 '데어 데블'의 된다고 생각했다면 자기 스스로 밖에 나가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겠다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었습니다. 그 후 개봉했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비록 영화는 폭망을 했지만, 벤 애플렉의 배트맨은 의외로 근사했으며 캐릭터 연기 평가 역시 준수한 성적을 거두게 됩니다.  



 6  '원더우먼' 갤 가돗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미모 담당 배우였던 갤 가돗이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의 원더우먼으로 등장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팬들의 반대 역시 극심했습니다. 


단순히 갤 가돗의 외모가 어울리지 않는다, 근육량이 형편없다는 단순 불만에서부터, 그간 비미국인 출신 원더우먼은 영화고 드라마고 단 한 명도 없었는데, 미국의 힘인 슈퍼맨의 여성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를 비미국인이 맡는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미스 이스라엘 출신의 갤 가돗은 과거 시온주의를 지지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바 있는데, 세계 평화를 수호하는 원더우먼 역에 갤 가돗은 부적격하다는 이론적인 불만들이 솟구쳤죠. 


하지만 결과는 어땠나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첫 선을 보인 갤 가돗의 원더우먼은 배트맨과 슈퍼맨을 누르고 가장 인장적인 등장인물로 손꼽혔고, 이후 개봉한 '원더우먼' 솔로 영화는 시작부터 극심한 망조를 보였던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를 기사회생시키는 흥행을 선보이게 됩니다. 캐스팅 논란이 쏙 들어간 것은 당연했죠.



 7  '토르: 천둥의 신' 헤임달 역의 이드리스 엘바

슈퍼히어로 캐릭터는 원작의 그래픽 캐릭터가 엄연하게 존재한다는 이유 때문에 영화화 과정에서 파격 캐스팅이 무척 힘듭니다. 특히나 원작 캐릭터에 반해 인종을 바꾸는 시도는 매번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곤 했습니다. 지금부터 세 명의 배우들은 바로 그런 이유로 캐스팅 반대에 부딪힌 경우입니다. 


'토르: 천둥의 신'에서 케네스 브래너 감독이 아스가르드의 수문장 헤임달 역을 맡긴 배우는 이드리스 엘바였습니다만, 북유럽 신화에서 아예 '신들 중에서 가장 하얗다'라는 수식어까지 달고 있는 캐릭터인 헤임달에 흑인 배우라는 파격이 인종차별주의자 극성팬들을 설득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인종차별이라는 험난한 불가능의 장벽을 허문 이 역시 이드리스 엘바였습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최고의 카리스마 연기 중의 하나로 이드리스 엘바는 색이 다른 헤임달을 재창출했고, 결국 인종차별주의자 극성팬들마저도 이드리스 엘바의 헤임달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답니다.

 


 8  '아이언맨 2' 닉 퓨리 역의 사무엘 L. 잭슨

1963년 마블 코믹스에 처음 등장했던 닉 퓨리는 캡틴 아메리카 못지않게 말끔한 외모의 백인 캐릭터였습니다. 1998년 TV 영화인 '닉 퓨리: 에이전트 오브 쉴드'에서 닉 퓨리 역으로 데이비드 핫셀호프가 캐스팅된 것은 싱크로율 면에서도 이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닉 퓨리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원작 코믹스 싱크로는 물론이고 데이비드 핫셀호프의 이미지와도 상극인 사무엘 L. 잭슨이 마블의 선택이었고, 그렇기에 마블 슈퍼히어로 팬들의 인종차별적인 불만 역시 팽배했습니다. 


결과는 모두들 잘 아실 터입니다. 사무엘 L. 잭슨의 닉 퓨리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캐스팅 최고의 한 수가 됩니다. 아마도 이제는 닉 퓨리를 원작 코믹스에 충실하게 백인으로 돌린다면 되려 팬들이 들고 일어설 만큼 사무엘 L. 잭슨이 일궈낸 인종차별 타파의 성과는 눈부십니다. 



 9  '판타스틱 4' 휴먼 토치 역의 마이클 B. 조던

2015년 개봉한 리부트 '판타스틱 4'에서 조니 스톰/휴먼 토치 역을 맡은 배우는 마이클 B. 조던이었습니다. 당해년도 화제의 영화 '크리드'에서 록키 실버스타 스탤론과 함께 인상적인 복싱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죠. 


그러나 원작 코믹스는 물론이고 2005년 오리지널 영화 '판타스틱 4'에서 크리스 에반스가 맡았던 백인 캐릭터에 흑인을 캐스팅한 시도는 극렬한 캐스팅 불만의 목소리를 낳게 됩니다. 이에 당사자인 마이클 B. 조던은 슈퍼히어로 역을 맡게 되면 절대 인터넷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얘기를 남기며 인종차별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10  '다크 나이트' 조커 역의 히스 레저

마지막으로 캐스팅 결사반대가 가장 극렬했던 대상은 히스 레저입니다. 지금은 전혀 상상이 안되지만, '다크 나이트' 조커 역으로 히스 레저가 캐스팅됐을 때도 정말 어지간히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밴 애플렉의 배트맨/브루스 웨인 캐스팅에 난리가 났을 때, 벤 애플렉을 옹호하는 측이 내세우는 게 히스 레저의 캐스팅이었을 정도입니다. 


히스 레저에 대한 조커 캐스팅 논란은 당연히 전직 조커인 잭 니콜슨의 그림자가 너무 컸던 탓일 것입니다. 하지만 히스 레저는 어느 면으로는 배트맨을 조연으로 만들어버릴 만큼 눈부신 연기를 펼쳤으며, 그의 죽음과 함께 히스 레저의 조커는 불후의 캐릭터로 영화사에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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